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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살아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더 소중할 때가 많았다. 친구가 많다고 해서 꼭 좋은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번거롭고 힘든 순간이 더 많았다. "혼자가 편하다"는 말은 나이를 먹으며 점점 깊이 이해하게 되는 진실이었다. 『친구는 둘셋이면 충분하다』는 교훈은 그렇게 마음에 남았다.
젊을 때는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웃고 떠드는 것이 좋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사회생활에 치이면서 깨달았다. 많은 관계는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오히려 나를 더 외롭게 한다는 사실을. 진정한 친구라면 짜장면과 짬뽕을 두고 굳이 양보를 강요하지 않는다. 각자 다른 메뉴를 먹더라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사이여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관계는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이해관계에 얽힌 친구, 겉으로만 웃는 지인들은 서서히 사라진다. 그리고 정말 소중한 사람만 남는다. 억지로 인연을 붙잡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 인연은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다. 내 짬뽕이 소중하듯 친구의 짜장면도 존중할 줄 알아야 진짜 관계가 된다.
혼자 있는 모습이 외로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스스로 선택한 고요함은 외로움이 아니다. 그것은 자유다. 어떤 이는 혼자 살며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조용히 커피를 마시며 행복을 느낀다. 또 다른 이는 둘셋 남은 친구와 소박한 시간을 나눈다. 정답은 없다. 중요한 것은 억지로 관계를 유지하려 애쓰지 않는 것이다.
살아보니 결국 알게 된다. 인생은 혼자 걷는 길이다. 좋은 인연을 만난다면 감사할 일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아끼며 살아야 한다. 누군가를 위해 내 짬뽕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다. 남은 인생은 내 것이기 때문이다. 짬뽕도, 짜장면도, 내 선택을 존중하며 살아가야 한다. 결국 그렇게 살아야 후회 없는 인생이 된다.
그래서 오늘도 조용히 다짐한다. 내 짬뽕을 소중히 먹기로 한다. 내 삶을, 내 방식을 사랑하며 살아가기로 한다. 그렇게 천천히, 그리고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간다.